제4회공연 록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1994. 3. 12-5. 8
바탕골 소극장, 충돌1소극장
출연: 서희경/윈스턴 스미스(베이스기타/플릇)
이희만/로미오(베이스기타/하모니카)
강화정/줄리엣/줄리아(키보드/클라리넷)
김혜정/코러스(기타)
조나현/코러스(키보드)
이수원/이정선/코러스(드럼)
김원해/코러스(봉고)
성경선/코러스(탬버린)
서추자/코러스(탬버린)
-오늘날은 공포나 증오 그리고 고통만이 있을 뿐이며 감정의 존엄성이나
깊거나 복잡한 슬픔은 존재하지 않는다.-
... 햇빛이 비스듬히 비치는
어느 여름 저녁, 그는 짧게 깎은 푹신한 잔디밭에 서 있었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경치는
꿈속에서 너무 자주 보았기 때문에 실제 세상에서 그런 것을 보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꿈속에서 깨어나 생각할 때는 이곳을 <황금의 나라>라고 불렀다.
...검은 머리의 여자가 들판을
가로질러 그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단 한번의 동작으로 옷을 벗어 오만하게
옆으로 던져 버렸다. 그녀의 몸은 희고 매끄러웠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무 감각도 없었다.
사실이지 그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가 그때 감탄한 것은 그녀가 옷을 벗는 솜씨였다.
그 동작의 우아함과 거리낌없음은 모든 문화와 모든 사상체계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 같았고,
<대형>이나 <사상경찰>이 단 한 번의 멋있는 팔의 동작에 무시당하는
것만 같았다. 이 동작 역시 옛날에나 있던 것이다. 윈스턴은 잠을 깨면서 “셰익스피어”라고
중얼거렸다.
- 조지 오웰 <1984>
록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언어의 음악성과
시적 정서의 마술사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과 현대문명에 대한 확고한
증언, 전쟁으로 인한 전 인류의 비인간화, 고문과 세뇌로 인한 기계적 인간화를 그린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가공적 미래소설인 조지 오웰의 “1984”를 결합시킨 작품이다.
공연에 사용된 음악은 록, 재즈, 블루스, 발라드 등 21곡의
창작음악이다. 연극배우로 이루어진 전 출연진이 모든 악기(기타, 베이스기타, 드럼, 플릇,
클라리넷 등)를 직접 연주하며, 연극적 요소와 음악적 효과를 융합해 나가는 연주, 춤, 노래의
라이브 록 뮤지컬 형식의 음악극이다.
록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1994년 “1984”의
윈스턴 10주기를 맞아 노래+연주+몸짓이 무대 위에서 충돌해서 태어난 인물 ‘윈스턴 스미스’의
절망적 희망의 메시지를 통하여 관객을 새로운 공간여행으로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