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1984
(Romeo&Juliet@1984)

2016년 9월 21일~10월 2일
예술공간 오르다

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
조지 오웰(George Owell)
번역/연출: 오경숙

출연:
박진원
김상혁
남승화
주예린
최선경


혼자였다.
과거는 죽고 미래는 상상할 수 없었다.
한 명이라도 살아있는 사람이 있어
내 편을 들어줄까?
난 결코,
아무도 듣지 않는 진실을 말하는
고독한 유령..

오늘날은 공포나 증오
그리고 고통만이 있을 뿐이며
감정의 존엄성이나
깊거나 복잡한 슬픔은 존재하지 않는다.

..햇빛이 비스듬히 비치는 어느 여름 저녁, 그는 짧게 깎은 푹신한 잔디밭에 서 있었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경치는 꿈속에서 너무 자주 보았기 때문에
실제 세상에서 그런 것을 보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꿈속에서 깨어나 생각할 때는
이곳을 <황금의 나라>라고 불렀다.

..검은 머리의 여자가 들판을 가로질러 그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단 한 번의 동작으로 옷을 벗어 오만하게 옆으로 던져 버렸다.
그녀의 몸은 희고 매끄러웠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무 감각도 없었다. 사실이지 그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가 그때 감탄한 것은 그녀가 옷을 벗는 솜씨였다. 그 동작의 우아함과 거리낌없음은
모든 문화와 모든 사상체계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 같았고,
<빅 브라더>나 <사상경찰>이
단 한 반의 멋있는 팔의 동작에 무시당하는 것만 같았다.
이 동작 역시 옛날에나 있던 것이다.
윈스턴은 잠을 깨면서"셰익스피어"라고 중얼거렸다.
조지 오웰<1984>

작품의 주제
체제의 상징인 영원히 늙지 않는 빅 브라더,
쌍방향 송수신이 가능한 '텔레스크린'의 감시를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세계.
'이중사고'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검열해야 하며,
체제가 선전하는 거짓을 철저히 내면화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
과거의 역사는 끊임없이 조작되고,
진실이 기록된 문서들은 '기억통' 속에서 재가 되는 세계.
고독감이나 사랑 같은 개인적인 감정들은 물론 감각까지 부인되는 세계.
공식적으로 '신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고안하고,
극도로 단순화시킨 '신어'를 통해 체제가 인간의 사유를 제한하는 세계.
조지 오웰이 경고하는 미래의 디스토피아, <1984>의 윈스턴 스미스가
절망적 희망을 노래하며 만나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결합과 충돌을 통해서
전체주의의 생리를 통찰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깊이 성찰해 본다.
굴복하는 인간, 열망하는 인간, 의문하는 인간, 절망하고 부서지는 인간을 통해서,
인간은 대체 무엇일까?라는 어려운 질문으로 인간의 본질을 헤아려 본다.

공연에 대하여
<로미오와 줄리엣@1984>의 무대연출과 무대구성은
관객과 배우의 극적 환각을 조장하지 않고
연극의 허구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배우의 사물화와 사물의 인격화,
음성의 시각화와 동작의 언어화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배우와 관객과의 관계, 배우와 공연텍스트와의 관계,
배우와 인믈들과의 관계에서 시청각 기호체게의 전복을 실험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일상적으로 익숙한 것들을 낯선 모습으로
만나는 연극체험을 제공하려고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1984>가 선보일 새로운 연극언어는
2016년 현재의 우리들이 잃어버린 순수의 기억, 삶과 인간조건의 부조리와 모순,
그리고 그에 따르는 자기조롱을 통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완전한 삶을 향한 욕망을 절망의 미학으로 노래할 것이다.

*본 공연을 위해 참고한 <로미오와 줄리엣>, <1984>의
한국어 번역 역자들 및 참고한 곡들의 음악예술가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photo gallery

조연출: 오세준
무대디자인: 박장렬
조명디자인: 김철희
의상디자인: 이신옥
움직임: 이윤정
분장: 김성희
사진: 김명집
캐스팅 디렉터: 김준삼
조명오퍼: 김나라
분장어시스턴트: 박지연
그래픽 디자인: 김우연
기획: 이창훈

   
   
 
 

 

 

   Season 2010~
36. <로미오와 줄리엣@1984>
2010 <그리스 비극>
(The Gree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