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공연 <난 사랑할 수 없어!-Part2>
-별오름 창작실험극 레퍼토리

2001.12.19-27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출연: 박상규/무사
 최문수/애증의 여인
 김은지/존재
 장성익/이상한 얼굴의 여자
 천창훈/존재들
 정경화/존재들
 안태랑/가수

이 작품은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짓게 해주는 ‘메커니즘’과 그것에의 배반에 관한 이야기이다. 또한 두 세계-전설과 우주신화-를 충돌시켜 만든 SF이다. 노래하지 않는 가수가 대본을 읽고 그것이 눈앞에 펼쳐지지만, 무대 위의 역할들, 요소들은 모두 자기정체성에 의심을 품는다. 그것들은 각자의 메커니즘에 의해 조장되고 조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스로 만든 기준들에 의해 끊임없이 욕망과 좌절을 반복하고 결국 그것을 채우거나 극복하려는 행위들만 남게 된다.
이 공연은 비 일상적인 공간을 무대로 다양한 무대언어들의 실험적 조형미를 밀도 있게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전설과 미래적 우주신화라는 이질적인 두 공간을 병렬적으로 제시하면서 전설의 내용은 현실적 삶과 가까운 모습으로, 우주의 내용은 비교적 초월적인 것에 가까운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다.
반면 연극의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인간의 삶, 특히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그러한 내면의 풍경을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일종의 해부탐사하는 듯한 관점으로 구성하고 있다. 무대 위에 제시되는 두 개의 이질적인 공간은 초현실적 분위기의 움직임이 있는 회화적 이미지와 다양한 음악, 음향효과를 통한 청각적 앙상블을 통해 완성되고 있다.